
― 수분은 강철을 녹이진 않지만, 정밀도를 부식시킨다
제철소에서 사용되는 압축공기는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닙니다.
계측 설비, 유압 제어, 분사 세척, 밸브 작동 등 수많은 공정 흐름 속에서 공기 자체가 ‘공정의 신경망’ 역할을 수행합니다.
○○○ 제철소의 고온 다습한 라인에서는 반복적으로 제어밸브 응답 지연, 분사 불안정, 계측기 오작동이 발생하며 생산성과 신뢰성에 영향을 주고 있었습니다.

점검 결과, 설비 하부 배관 라인에서 응축수가 다량 발생하고 있었고, 고온·고압 환경 속에서 드라이어를 거친 후에도 공정 중간에서 재응축되는 수분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특히 먼지와 수분이 함께 뒤섞이면서 공압 장비에 슬러지성 오염이 축적되어 있었고, 이는 단순 필터로는 대응이 불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라인의 고압 구간 초입에는 원심 분리형 워터세퍼레이터를 수직 설치해 유입 공기 내 응축수를 대량 처리하고, 계측 설비 전단과 밸브군 근처에는 고온 환경에서도 운전 가능한 내식성 모델을 별도 적용하였습니다.
설비 하부 배관에서는 드레인 회수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 자동 배출 기능이 강화된 드레인 블록 타입을 도입해 유지보수 간섭도 최소화했습니다.

이후 현장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제어 계통의 응답 지연이 사라지고, 분사 시스템도 일정한 압력으로 작동하며 작업자의 수동 개입 빈도 역시 줄어들었습니다.
작업자들은 “공기 때문에 멈추던 설비가 이제 더 이상 불안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워터세퍼레이터는 여기서 단순한 수분 제거 장치를 넘어, 극한 환경에서 공정의 신뢰를 되찾아준 장치였습니다.